슬퍼지는 칭찬, 웹 현실 by PerhapsSPY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표님께서 슬그머니 오셔서 칭찬을 하고 가셨다.

얼마전에 내가 만든 D사에 제휴하여 CloseAPI로 연동하여 구현하는 M페이지가, 현재까지 해당서비스에 관해 D사에서 제휴한 모든 사이트들 중 제일 잘만들어서 D사 내부 관련 직원들이 돌려보기까지 했다는 소리를 듣고 오셨다는 것이였다.

와.. 칭찬받았다.. 라고 기뻐하기 이전에 나는 이상한 생각부터 들었다. 내가 만든 M페이지는 딱히 잘 만든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제휴해서 연동하는 페이지라면 있어야할 당연한 것들만을 만들었기 때문에 칭찬 받을꺼리가 있을거란 생각은 못해보았다. 내 스스로 자화자찬하며 느끼는 자기만족이라면 모를까.

(그 자기만족을 자세히 적어보자면) 내부적으론, 안습한 클래식 ASP를 최대한 활용해보고자, 상속도 안되는 클래스를 써서 객체지향적으로 만들긴 했지만 그것도 막바지에 이르러서 기능을 추가하다가 좀 지져분해졌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였다. 내부에서 아무리 객체지향프로그래밍을 하던지 지옥을 부르는 코딩을 하던지 사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별거 없어보이기에 나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인 jQuery를 슬며시 써서 서브 메뉴나 팝업으로 뜰만한 것들에 아주 약간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첨부했을 뿐이였다. 이런 것들을 누군가 잘 알아주진 않겠지만 나름 이걸 만들면서 이것저것 공부했다는 자기만족을 하고 있었다.

근데.. 왠 생각지도 않은 칭찬??.. -_-;; 제일 잘했다고?... 이래저래 확인해보니 맞긴 맞나보더라. 해당 서비스가 목적한 바에 가장 알맞게, 그리고 깔끔하게 잘 집어 넣었다고 하고, 다른 사이트들이 못 만든 이유가 매너리즘 때문이라고도 하더라. 이거 웃으며 기뻐할 수 없는 현실을 본 기분이라 씁쓸하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닌건 알지만 그래도 뭔가 맥이 빠지더라. 안타깝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내가 아직 젊어서 그런걸려나?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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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역설 2009/06/11 23:10 # 답글

    고뇌의 대가로 칭찬을 받았지만..... 그게 더 서글플 수도 있는 거지요 ㅜㅜ
    스스로 만족도 되고 타인도 만족하는 그런 경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ㅁ' (전공전공!)
  • PerhapsSPY 2009/06/12 02:35 #

    ㅠㅠ 열심히 공부해야죠..
  • daybreaker 2009/06/11 23:48 # 삭제 답글

    이제 jsspec으로 프론트엔드 유닛테스트까지 달아보는 겁니다. =3==3=3=3=3=3

    ...오늘 인턴하는 회사에서 유닛테스트 짠다고 3시간 날려먹었더니 눈에 보이는 게 이거밖에 없군요.
  • PerhapsSPY 2009/06/12 02:35 #

    역시 아침놀님 -_-)bb
  • 너프 2009/06/12 08:13 # 답글

    뭔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잘 한거지?;;
  • PerhapsSPY 2009/06/15 21:50 #

    잘한거 같지 않게 잘한것 같달까.. 미묘.
  • 雨影 2009/06/12 10:03 # 답글

    내가 만족할 단계는 여기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루키의 자존심입니까.......

    자 그럼 이제 대충 월급만 받으면 돼....라는 매너리즘에 빠진 레귤러 멤버와의 갈등

    그리고 시련을 통해 서로 화합하는 청춘 드라마가 남은겁니까..../먼산...

    죄송 셤기간이라 스트레스가...
  • PerhapsSPY 2009/06/15 21:50 #

    ........하지만 소재가 IT라서 드라마가 성립하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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