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네 by PerhapsSPY



참 징하게 비가 내린다. 태풍이 올라오며 시작된 비는, 잠깐 멈춘듯 하더니 장마가 겹치면서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한강 수위가 올라가니 제작년 시골에 갔다 오는길에 차에서 잠시 내려 물구경했던게 생각나기도 하고, 링크로 올린 '에픽하이의 우산' 같은 노래가 생각나기도 한다.

밖에 나가기가 싫을정도로 너무나 많이 내리는 비를 핑계로, 나가질 않고 있다. 이틀전 저녁, 잠깐 비가 멈추었을때 간식거리를 사들고 집에 올라와서는, 그걸 조금씩 먹으며 이틀을 보냈다. 알바하던 곳에서 밥사준다고 오라고 했는데, 이번주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다음주로 미루었다. 아 그러고보니 다음주 주말엔 친구들과 바다에 놀러가기로 했구나. 그때도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안되는데... 그땐 부디 화창한 날이 계속되서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놀 수 있기를 바란다.

옛날부터, 비오는 날은 컨디션이 별로였다. 내가 어쩌다가 지각을 하게 되는 날은, 꼭 비가 오거나 새벽에 비가 내렸던 날이였다. 추욱 처진 몸은 잠을 더 필요로 하는데, 높아진 습도가 숙면을 방해하기도 하니 누워있는 시간만 늘어난다. 헌데, 난 왜 지금 이시간까지 잠을 청하지 않고 앉아 있는걸까.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뜨는 해를 감상할 수도 있었을 시간이다. 어서 누워서 자라고, 해는 아직 뜨지 않았으니 늦지 않았다고, 누군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가 와도 즐거울 수 있을때, 한 우산을 사랑하는 사람과 썼을때 정도인듯 하다. 혼자선 싫기만 한 비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비가 계속 오랫동안 내리는게 달갑진 않다. 요샌 타지 않고 내버려둔 자전거가 비를 맞으며 녹슬고 있다. 정비해줄려면 귀찮은데, 요샌 통 자전거 타러 나갈 기운이 안난다.

우울을 타파하는 방법중 하나는, 날씨 탓을 해버리는 것이다. 내가 기분이 나쁜 이유는 비가 내리기 때문이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면, 비가 그치자 마자 언제 우울했냐는 듯 맑아질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이렇게 내리는 비를 보며 잠시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어도 좋다. 하지만 일단 잠은 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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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너프 2008/07/26 09:12 # 답글

    난 비와도 기분 좋아! 강아지 혹은 개과 동물..;
  • PerhapsSPY 2008/07/27 00:35 #

    스스로 동물이 될건 없잖아-_-;; 그리고 강아지나 개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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